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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전국 청소년 저작권 글짓기 대회 대 상<저작권 침해가 바꿔놓은 삶>
<저작권 침해가 바꿔놓은 삶>
청소년들의 저작권 인식·의식 제고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주관한 ‘제14회 전국 청소년 저작권 글짓기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100여 편이 넘는 글짓기 작품 가운데 입선을 포함한 65편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대상의 영광은 송양초등학교 이도은 학생의 ‘저작권 침해가 바꿔놓은 삶’에게 돌아갔다.
Part.1 피해자의 목소리안녕 나는 시인이야. 시인이지만 유명하지도, 딱히 책을 내지도 않아. 그리고 사실 나는 고등학생이지. 나는 내가 쓴 시를 인터넷 게시판과 내 SNS에 올리고 있어. 전부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어. 내 위로가 담긴 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생각과 일상을 담은 시 등을 시화 형식으로 만들어 올리고 있지. 엄청 유명하진 않지만 나의 시를 보고 위로를 받거나 종종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이어나가기도 하고, 나같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취미가 될 수도 있고 언젠가 내가 유명한 SNS에 시인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난 항상 여느 때와 같이 시를 쓰고 반응을 보고 있었는데 인터넷 게시판 방문자 수가 한 명이 늘어 있는 게 보였어. 나는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오늘은 기분 좋은 시를 써야겠다 싶어 시 한 편과 시화로 사용할 그림을 태블릿으로 그리고 업로드를 하고 잠이 들었어. 방문자 수가 한 명이 는 그대로 반응도 그럭저럭 이더라고.
그래서 난 더 생각을 해봤지.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시를 알릴 수 있을까? 근데 난 항상 댓글을 달아주는 분을 보고 답장을 하지 않았어. 그래서 ‘더 친해 져야겠다.’ 하고 다가가니 금세 친해져 개인 정보와 서로의 비밀까지 터놓는 친구가 되었고 그만큼의 시간이 흘러갔지.
하루는 서점을 갔는데 되게 깔끔해 보이는 시집이 나왔길래 사서 집에 와서 읽게 되었어. 근데 네 번째 장을 펼치는데 난 흠칫하고 바로 책을 덮어버렸어. 그리고 시집의 4번째 시와 내 게시판에 있는 시를 보고 충격을 받은 나는 1시간 56분 정도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반복했어. 그 정적을 깬 거는 친구의 카톡 하나, ‘OO시집 4번째랑 19번째 27번째 31번째 시가 너 게시판에 올라온 시와 거의 비슷해.’ 난 그걸 보자마자 내 시들을 살펴봤고 이 시집에 대해 조사해봤어. 이 유명한 시인은 내 시를 도용한 거야. 그랬던 거지.
난 생각을 끝내고 하루 종일 울며 생각했어. ‘내가.... 잘못한 걸까?’ 난 그 하루를 끝내고 모든 일을 접었어. 시, 시화, SNS, 인터넷 게시판 그리고 친구와의 모든 연락처도.. 그리고는 생각했지 난... 더 더 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거고 이 일을 아무것도 없었고, 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꼭 처벌 받으리라고... 사실 엮이기 싫었던 거 같기도 해.
내가 현실을 도피한 이유, 그 현실은 꽤 참혹했지. 내가 즉흥적으로 내 생각을 담아 간단하게 쓴 것들이었지만 그 시, 작품들은 내 생각이자 ‘나’라는 사람인걸. 그 사람은 나라는 사람의 생각과 일상을 뺏어 간 거야. 그 당시 나는 ‘그만큼의 영향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응하면 과연 내 아픔과 충격을 다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에 고민했고 그 결과는 결국 침묵하는 것. 그래야만 내가 더 편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 이후 꽤 길다면 길고 아니라면 아닌 그만큼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 나는 잊어버리기로 했어. 그 시간에 나는 직장을 다니는 평범하디 평범한 그런 사회에 일부가 되었고 내 전부를 나는 친구와 이 얘기가 스멀스멀 나왔어. 나는 솔직하게 내 생각을 밀고 나왔고 그 친구는 얘기했어. “네가 그 상황에서 신고나 소송을 했으면 네가 그 정도의 상처를 받았을까?” 난 그 말을 듣고 자기 전 생각했어. ‘어쩌면 난 더 좋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 아니야, 그건 아닐 거야….’
그래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 사람을 벌하고 정의롭게 해결하는 일에만 집중하지... 그 개개인의 상처와 충격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아. 어쩌면 난 더 큰 상처가 생겼겠지. 더 볼일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이 되었을 거야.’ 시간이 약?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시간이 흘렀음에도 난 그 일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면 아직도 아파. 그건 흉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야. 육체적 상처와 비교하지 말았으면 해. 평범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엔 다들 아픔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 같이 느껴져.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는 누군가의 일부를 뺏었는지 생각해봐. 넌 그냥 단순히 한 행동이지만 그사람은 모르지 않을 거야. 평생 평범에 숨겨진 상처가 자리 잡고 있을 거야.

Part.2 가해자의 목소리안녕? 난 꽤 유명하고 이름 있는 시 작가야. 몇 해 전 내가 무명이자 인기와 관심에 목말랐을 때 일이야. 내 인생에 반환점이기도 하지. 난 시집을 내는 게 당시 목표였어. 하지만 60편의 시를 만들어 내기는 생각보다 어려웠지. 나는 한 27편 정도의 시집에 넣을 시를 정리했어. 아직 많이 남았겠구나 싶어 쉬려고 잠에 들었지. 다음날부터는 더 이상의 소재가 고갈됐어. 하루에 몇 편은 써냈지만 결국 다 쓰레기통 행이니 난 무척 속상하고 힘이 들었지.
여러 작품을 참고하려고 며칠 밤을 새워 조사하던 중 한 인터넷 게시판에 시와 시화가 잘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시를 보았고 시 내용도 엄청 훌륭했지. 난 불현듯 이런 생각이 스쳤어. ‘이정도야 뭐….’ 나는 바로 시를 내 스타일처럼 조금 꾸몄어. 그리고는 한 네 편 정도를 덧붙였지. 그리고 나는 또 홀린 듯 무명의 게시판에서 시를 베끼고 조금 바꿔서 내 시로 만들었지.
결국 마지막으로 10편의 시를 더 완성했고 출판사는 극찬을 했지. 책이 나온다더군. 하지만 책이 출판되면 될수록 난 더 불안해졌어. 들키면 들킨 대로 받아들이자는 마음의 준비도 했고 말이야. 하지만 책이 출판된 지 두 달, 세 달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 난 불안감이 사라지자 죄책감을 얻었어. 한동안 그 죄책감에서 나오지 못했지.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나는 괜찮아졌고 책은 점점 베스트셀러가 되었지. 그래서 지금의 난 떵떵거리며 부자로 지내고 있어.
정말 세상은 웃기게 돌아가. 가해자는 더 잘 살고 더 괜찮고 더 웃어. 하지만 피해자는...더 상처받고 더 힘들어하고 더 울지. 이게 이 사회의 현실이기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차이이기도 하지. 또 나는 이 사회를 몸소 체험한 당사자이고...
너의 주위에도 나 같은 사람들이 있어, 명심해, 대신 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안 돼.

글 _ 이도은 송양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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