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저작권 ①
HOME 뒤로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즈바살리아(Demna Gvasalia)는 하이패션을 대표하는 발렌시아가에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시킴으로써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내가 만드는 모든 옷은 이미 존재하는 옷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라는 자신의 패션 철학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DHL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나 99센트짜리 이케아 블루백을 닮은 가방 등을 쇼에 등장시키는데 이러한 그의 디자인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발렌시아가의 2018년 리조트 컬렉션에서 선보인 일명 ‘바자 뉴욕(Bazar New York)’ 가방들이다. 그러나 뉴욕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건축물들이 프린트된 이 가방들은 선보이자마자 뉴욕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방들의 프린트와 거의 동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되었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바자 뉴욕 쇼퍼백’, 뉴욕의 법정으로 가다2018년 7월 27일 뉴욕에 본사를 둔 최대 기념품 회사 시티 머천다이즈는 자사가 2015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가방들과 발렌시아가의 가방들이 시각적으로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체적인 콘셉트와 느낌이 동일하다고 주장하면서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발렌시아가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➊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는 실용품의 디자인은 회화적, 그래픽적 또는 조각적 특성을 가지고 해당 물품의 실용적인 면과 분리될 수 있고 그와 독립하여 존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회화, 그래픽 또는 조각저작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응용미술저작물의 보호 요건으로 분리가능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방 디자인의 경우 기능성으로 인하여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렵지만 가방에 프린트된 평면적 도안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 2017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실용품의 디자인에 포함된 특징이 실용품과 분리되어 평면적 또는 입체적 미술저작물로 인식될 수 있으며 단독으로 또는 다른 유형적 매체에 고정되어 회화, 그래픽 또는 조각저작물로 인정된다면, 즉 실용품의 디자인의 특징이 통합된 실용품과 별개로 상상된다면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고 판시함으로써 패션 제품의 원단에 포함된 평면적 도안에 인정되었던 저작권 보호가 제품 표면에 돌출된 부분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가방의 평면적 이미지 역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다만 해당 이미지가 뉴욕의 실제 경관이 아니라 뉴욕의 상징적 조형물과 건축물들이 함께 뒤죽박죽 뒤섞여 만들어진 가상의 경관으로 해당 조형물이나 건축물 자체는 원고의 창작적 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는 이러한 상징적 이미지의 선정이나 배치 또는 별개로 추가로 창작성을 가미한 부분에 대해서만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소송에 대하여 패션법 전문가 수잔 스카피디(Susan Scafidi) 교수는 발렌시아가가 관광 기념품을 닮은 명품 가방의 탄생을 고급문화와 하위문화에 대한 유머스러운 비평인 패러디로 주장할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더글라스 핸드(Douglas Hand) 교수는 발렌시아가의 가방이 이러한 비평을 내재하고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패러디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젊어지는 명품, 패러디와 저작권 침해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 기가 계속되다그간 패션 분야의 저작권 침해는 주로 저가 브랜드에 의한 고가 브랜드의 디자인 도용이 문제가 되었었다. 그러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Moschino)가 맥도날드와 테디베어, 세제 등을 주제로 명품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의 협업을 통해 스트리트 문화를 독특하게 풀어내는 방식과 같이 최근 몇 년 사이 명품 브랜드들이 소위 하위문화를 자신들이 갖고 있는 고급 이미지 속에서 풀어내는 패러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패션계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발렌시아가가 이번 소송 이외에도 디자인 도용으로 인한 또 다른 법적 책임을 질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점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2018년 10월 미국 자동차 액세서리 회사는 자사가 66년 이상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액세서리의 외형과 동일한 열쇠고리가 발렌시아가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레이드 드레스 및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➋ 비단 발렌시아가뿐만이 아니다. 2015년 모스키노 역시 스트리트 문화를 대표하는 그라피티를 포함한 드레스를 선보인 후 그라피티 아티스트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였다.➌명품 브랜드들이 오랫동안 고수해오던 고급 이미지를 내려놓고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이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명품의 민주주의화’가 부상한 상황에서 그만큼 관련된 저작권 분쟁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➊ City Merchandise, Inc., v. Balenciaga America, Inc., 1:18-cv-06748-JSR(SDNY).
➋ CAR-FRESHNER Corporation and Julius Sämann Ltd., v. Balenciaga America, Inc., 1:18-cv-09629 (SDNY).
➌ 이 사건은 2016년 당사자들 간의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발렌시아가, 디자인 도용 혐의로 레드 카펫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다
dotdotdotdotdotdotdot


글 _ 박경신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TOP
구독하기
top top
지난호 보기

X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