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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연저작물의 표절 시비와 법적 보호
연극 공연저작물의 표절 시비와 법적 보호
연극은 무대라는 공간을 통해 시대나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관객과의 상호 교감을 통해 인간의 가장 깊은 곳의 감정을 깨워주고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 연극인들은 치열한 창작활동을 통해 연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러한 연극을 오히려 연극계 내부에서 무분별하게 표절하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연극의 창작적 결과물, 가장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지식재산권연극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는 연극에 참여하는 작가와 연출, 배우, 무대디자이너, 조명디자이너, 음향디자이너, 분장디자이너 등 여러 사람의 피나는 창작 노력이 뒤따른다. 그래서 같은 희곡 대본이라도 연출과 무대, 조명, 음향, 의상, 분장 디자인, 배우의 연기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연극이 창작된다. 그런 이유로 실제로 초연 작품과 재연 작품은 같은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처럼 연극의 창작적 결과물은 가장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지식재산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극계 내에서는 초연과 재연 사이에 창작자의 동의나 양해 없이 연극이 무단으로 도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이디어와 표현의 합체론 내지 표준적 삽화의 원칙그렇다면 연극의 모든 장면 하나하나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가 인정될 수 있을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비록 외부로 표현된 것이라도 연출이 오직 그것 이외에는 달리 효과적으로 표현될 방법이 없는 경우 이에 대해서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인 저작권을 인정할 수 가없다. 이를 어려운 말로 아이디어와 표현의 합체론 내지 표준적 삽화의 원칙이라고 한다. 가령, 무대에서 바다를 건너는 장면을 표현하려면 무대장치로 배를 만들고 조명, 음향, 무대미술 등을 활용해서 물결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통상적인 연출은 누가해도 비슷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한 사람에게 독점권을 부여할 수가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뿐 아니라, 종래부터 표현되어 왔던 표현방식에 대해서도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데, 이 또한 창작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우가 무대에서 독백을 하는 장면을 표현할 때 그 배우에게 핀 조명을 비추는 것과 같이 종래부터 줄곧 써오던 표현방식이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이 창작성이 없는 표현에 대해서는 단지 그것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표절 또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연극적 창작 결과물에 대한 표절 시비 내지 저작권 침해의 문제그러나 같은 대본이라도 연출이 바뀌고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조명디자인, 배우의 연기 등이 바뀌면 어떨까? 대본을 표현해 내는 창작 과정에서 연출이나 무대, 의상, 조명, 음향 등을 담당한 사람들이 어떤 창작행위를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창작 연극이 탄생하게 된다. 그래서 연극의 경우, 재연이 초연과 무대장치나 의상, 인물 표현, 조명이나 음향 등 여러가지 면에서 유사하게 표현된다면, 이에 대해서는 표절 시비 내지 저작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지적 창작물을 침해, 심각한 범죄행위가 될 수도연극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과 유지를 위해서는 외부 환경도 중요하지만, 현재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연극계 내부에서 연극인들 스스로 창작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고양시키는 일이다. 누군가 애써 창작한 연극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모방하거나 베끼는 행위는 연극예술의 창작성을 부인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다른 사람의 지적 창작물을 침해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한편, 분명히 남의 창작적 결과물을 도용한 것인데도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이 표준적 삽화 원칙 등으로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인정받지 못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비록 이러한 도용행위가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부단히 노력해서 만든 것을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모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작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도용하게 되면, 그에 따른 법적인 책임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형사적인 책임만 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질 뿐이다.

연극계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더 확대되기를 바라며연극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극적 표현을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만든 창작적 결과물들을 최소한 연극계 내에서 만큼은 서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VR, AR 등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연극문화의 활성화로 연극 생태계가 지금보다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연극 공연저작물의 표절 시비와 법적 보호


연극 공연저작물의 표절 시비와 법적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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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윤용근 법무법인 엘플러스 대표변호사,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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