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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쌍둥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가상의 쌍둥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쌍둥이는 서로 다른 곳에서 자라도 서로 비슷한 외모와 성격을 지닌다고 한다. 부모로부터 서로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고 자라는 곳이 같다면 서로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상의 쌍둥이를 의미하는 ‘디지털 트윈’도 비슷한 개념에서 출발한다.
IT의 급성장이 가져온 디지털 트윈의 고도화디지털 트윈은 실제 물리적인 환경 대신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한 환경을 만들어 모의로 실험을 하고 실제 환경 특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2003년 미국 미시건 대학교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가 처음 소개했다. 그리브스 박사는 디지털 트윈을 실제 세계에서의 물리적 생산물, 가상공간에서의 가상 생산물 그리고 서로 연결된 데이터 등 주요 특징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실제 세계와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캐드(CAD)나 사물인터넷과는 다르다. 디지털 트윈 간에는 서로의 세계에 영향을 끼치며 센서를 기반으로 소통한다. 오늘날 디지털 트윈은 자동차 설계와 생산, 로봇 점검 등 다양한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상황이다. 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자동차, 국방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자산 최적화, 돌발사고 최소화, 생산성 증가 등 설계부터 제조,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 향후 디지털 트윈의 고도화에 필수적인 IT가 빠르게 발전한 덕분이다. 조사분석업체 가트너는 응용분야가 앞으로 빠르게 늘면서 기업은 2022년까지 109억 달러를 디지털 트윈 개발에 쏟아 부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 리서치 퓨처가 내놓은 보고서에선 2023년까지 150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우주선 탐사 때부터 디지털 기술 적용현실과 가상을 짝 짓는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는 우주선을 하늘로 쏘아 올렸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NASA 연구개발팀은 1970년 지구 밖을 여행하며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초월한 어려움에 부닥쳤다. 달 착륙을 목표로 했던 아폴로 13호가 엔진 고장으로 임무 완수는 고사하고 지구 귀환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때 사용된 기술이 디지털 트윈 기술의 일종이다.
지구에 있는 관제센터는 고장이 난 사령선의 기능을 완전하게 정지시켜 우주인이 달 착륙선으로 피난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착륙선에서의 다양한 생존 방법을 고안해 구두로 비행사들에게 전했다. 지상 관제탑에서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이를 실제 우주선에 적용한 셈이다. 덕분에 우주인은 무사귀환 할 수 있었다. 오늘날 NASA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항로와 차세대 우주선을 개발한다. 우주 탐사에 활용됐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제 디자인, 기획, 제조공정, 예측과 시뮬레이션, 농업이나 교통, 의료, 오락 등에서도 활용된다.

제조업·도시 생활 개선에도 활용디지털 트윈 도입이 두드러진 분야는 바로 제조업이다. 복잡한 제품과 공정의 설계, 유지·보수를 위해 정교한 수준의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선두주자다. 항공기 엔진, 풍력발전기 등 중장비를 제조하기 위해 실제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디지털 트윈을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능 실험과 문제점 진단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일례로 GE는 디지털 풍력발전소를 개발했다. 풍력발전소 건설에 앞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가상 발전소에 있는 각각 터빈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20% 효율성을 얻는 것이 목표다. 완제품의 세부 특징은 물론 공정 전반의 생산 장비 특성, 작업 현황, 온·습도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전송해 실제 제품 생산 과정을 그대로 모사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
도시 개발에도 디지털 트윈이 활용된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성하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기·통신·수도·기상·인구 등 다양한 정보를 축적해 3차원 소프트웨어로 만들고 도시 상황 모니터링, 모의 시뮬레이션 등을 수행하고 있다.
홍수 피해를 자주 보는 싱가포르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해안 수위를 모니터링하고 강수량에 따른 피해 위험을 예측하고 있다. 한편 교통 상황,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등의 정보도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민 생활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품질 향상은 물론 공정과 사용 과정에서 쌓인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제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로봇에 적용하면 일하는 환경이 바뀔 수 있다. 로봇에게 우리가 지닌 생체정보를 담아 상호작용하면서 로봇이 더욱 똑똑해진다. 로봇이 우리를 대신해 일을 하면서도 단순히 입력된 데이터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생체 변화에 맞게 일을 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윈의 활용으로 연구·개발, 생산, 판매 등 각 단계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많은 제조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자사의 사업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 데이터 유출 등 주의해야디지털 트윈 기술에는 긍정적인 면 외에 어두운 면도 있다. 미래에 기술 활용이 넓은 범위로 퍼지면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과 저작권 침해, 데이터 유출 등 예기하지 못한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개별 정보가 복제된다는 건 노출에 따른 해킹과 오작동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1억 개 이상 센서가 실제 세계와 연결되며 상호작용을 하면 오히려 가상세계가 실제 세계에 과도하게 침투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센서와 통신이란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해킹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디지털 트윈이 인간과 로봇을 상대로 한 것이라면 유전 정보의 상호작용으로 진화한 로봇이 우리를 넘어설 것이란 불안감도 있다.
저작권 분야에도 혼란을 가져올 줄 수 있다. 가령 디지털 트윈이 만들어낸 생산물이 누구의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는 어렵다. 마치 내가 구입한 로봇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나 음악이 누구 것인가를 답하기 어려운 문제와 마찬가지다.

가상의 쌍둥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가상의 쌍둥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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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이경민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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