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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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과 입법과제
VR 콘텐츠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과 입법과제
가상현실(VR)의 제작은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나 2차원 데이터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 기획특집 2에서는 가상현실의 창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구제방법 및 향후 입법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팅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을 의미하는데, 기술적으로는 인간이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과 상호작용을 하게 함으로써 실제 환경처럼 오감을 통해 느끼도록 하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즉, 가상현실이란 실제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컴퓨터모델 속으로 들어가 오감을 통하여 그 속에서 정의된 세계를 경험하고 상호작용을 통한 정보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개념으로 프로그래밍, 시뮬레이션, 컴퓨터 그래픽스 등 다양한 학문의 종합체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관계가상현실과 유사한 개념으로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 있는데, 증강현실이란 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 환경을 융합하는 복합형 가상현실을 의미한다. 이와 대비할 때, 협의의 가상현실이란 실세계를 포함하지 않는 순수한 가상의 세계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에 비해 현실감을 극대화시키는데 이용된다. 즉, 협의의 가상현실은 전체가 가상의 상황이나 환경을 토대로 하는 반면, 증강현실은 일부가 가상의 상황이나 환경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포켓몬고는 현실세계를 가상 환경과 융합하므로 증강현실의 예로 볼 수 있는데, 가상현실 기술은 체험 서비스의 발전에 따라 증강현실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광의의 가상현실에는 증강현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가상현실을 협의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고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
가상현실에서 이용되는 데이터의 종류에 따른 저작권 침해 가능성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모두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데이터나 배경 등을 가상화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저작권법제도의 관점에서는 협의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간에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물론, 기술적 관점에서는 증강현실과는 달리 협의의 가상현실에서는 동작정보 외에 위치정보나 지도정보를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반면, 증강현실에서는 협의의 가상현실과는 달리 배경정보를 가상화하여 이용하지 않은 채 현재의 배경을 그대로 이용하는 등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아울러, 불법행위법적 관점에서도 증강현실은 타인이 소유하는 부동산에 침입하는 등의 문제(포켓몬고에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로서 미국의 문헌에서 증강현실과 관련하여 주로 논의되는 법적 쟁점이다)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정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어느 경우이던지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의 문제는 1) 위치정보나 지도정보와 같은 데이터셋(dataset)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권리의 침해 문제, 2) 기존 저작물을 가상화하면서 발생하는 복제권 또는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➋의 문제, 3) 가상현실에 등장하는 캐릭터 등 등장물이 타인의 캐릭터에 관한 권리 또는 퍼블리시티권 등을 침해하는 문제, 4) 가상현실을 구현한 컴퓨터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문제 역시 지식재산권 침해의 중요한 문제이다.➌
그러나 저작권 침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타인의 저작물을 가상현실에서 이용하는 것이 무조건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고, 공정이용에 해당될 가능성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되는 논의의 예로는 ‘저작물을 담은 틀의 변형론’이 있는데, 가상현실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면서 가상현실 기기가 일종의 액자처럼 이용되는 경우에는 복제권 침해 그리고 창작성이 부가되어 변형되는 경우에는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가 될 수 있으나, 변형적 이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➍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과 쟁점위와 같이 가상현실의 제작과정 또는 서비스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은 복제권 등의 침해를 주장하는 것인데 반해, 가상현실의 창작자는 공정이용을 주장하여 저작권 침해를 부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대립적 구조는 그 결론이 매우 불확정적이다. 공정이용의 원칙 그 자체가 불확정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논의는 주로 가상현실 창작자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가상현실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 공정이용으로 보아 저작권 침해를 부정하는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그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도구를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3D AR/VR기반의 모델하우스 등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문화발전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골프존 사건에 대해서도 국내의 다수 논문은 이 판결이 공정이용 여부를 충분히 판단하지 않은 채 아날로그 법논리를 디지털 기술에 적용한 것이라는 이유로
비판하고 있다.➎

가상현실을 위한 새로운 법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상현실과 관련하여 논의되는 법제도는 파노라마의 자유와 부수적 이용이다. 파노라마의 자유(freedom of panorama)란 공공장소에 항시 전시되어 있는 건축물이나 미술저작물 등을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는데, 우리 저작권법 제35조 제2항에서도 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방된 장소에서 호텔 라운지 등 실내를 제외한 판례➏ 그리고 조정으로 끝나기는 하였으나 사실상 원고가 승소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헤이리 UV 하우스’ 사건을 볼 때 옥내외가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항시 전시되고 있을 것’, ‘판매의 목적으로 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요건과 같은 파노라마 자유의 제한은 주요국들의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 법제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비판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부수적 이용과 관련하여서도 일본은 최근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저작물 이용시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저작물(부수대상저작물)의 이용에 대한 공정이용 조항을 신설하였음을 고려할 때, 우리의 공정이용의 원칙 규정으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가상현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전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상현실의 문제는 1) 가상현실의 발전이 저작권제도가 추구하는 문화발전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전제로, 2) 가상현실에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하며, 3) 이를 위해 파노라마의 자유와 부수적 이용의 법리를 우리 저작권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의 본질은 공정이용의 문제이므로, 공정이용의 문제를 입법에 의해 풀어갈지 또는 판례에 의해 풀어갈지에 대한 논의 역시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➊ 김정환, “3D모델하우스 구축기술에 관한 연구”, 예술과 미디어(제10권 1호), 2011, 26쪽.
➋ 2D의 3D화 또는 가상현실 내에서의 보정이나 수정 및 증강으로 인한 개변이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관련된 국내의 유사한 사례로는 골프존 사건이 있는데,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골프장을 거의 그대로 재현하여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사용한 스크린 골프 서비스를 제공한 데 대해 복제권 등의 침해를 인정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2. 13. 선고 2014가합520165 판결).
➌ 거리의 맥도날드 상표 등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그 예이다.
➍ 박유선, “증강현실에서의 빅데이터와 저작권 침해에 관한 연구”, 계간 저작권(제118호), 2017, 123~124쪽.
➎ 박재원·유현우, “가상현실에 있어서의 공정이용 법리에 대한 저작권법 연구”, 법학논총(제40권 제4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6 등 참조.
➏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17. 선고 2006가합104292 판결.

글 _ 정진근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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