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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에 대한 오해
저작권에 대한 오해
왜곡된 권리의식에 의한 잘못된 행태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각종 기본권 조항은 간단한 문장에 지나지 않지만 이 짧은 문장을 헌법에 기술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이 희생을 당하였다. 예를 들어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하여 수많은 언론인들과 문학가들이 희생을 당하였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하여 수많은 전쟁을 치르기도 하였다. 마찬가지로 재산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여러 가지 역사적인 경험을 하였고 사유재산권의 보장, 법률행위의 자유 등을 포함한 현재의 제도로 변화되어 왔다. 대부분 역사적인 연혁이 다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우리에게 계수된 유럽법계와 영미법계의 법률적 전통에 기반을 둔 것이다. 우리 스스로 기본권을 존중하는 법제도를 음미하면서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짧은 시간에 강제 이식을 당한 아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민의 권리의식과 규범의 수용성에 있어서 규범 내용에 대한 오해 또는 그릇된 형태의 권리행사를 종종 볼 수 있다. 부동산과 관련하여 보자면 대표적인 것이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 양도담보제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제도들에 대해서 어떤 면에서는 경제활동의 자유의 하나로 치부하거나, 소유권 행사가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사회규범의 관점에서 보자면 법이 예정한 형태의 법률행위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부정의라고 생각되고, 경제적으로 부당이득 내지 불로소득을 법제도가 조장해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서 반성과 사회적 불만 제기를 통해서 많이 개선되어가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오해와 우려저작권과 관련하여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 저작권이라는 단어는 법제상으로는 이미 100여 년 전에 기록되어 있지만, 사회규범으로서 시민의 의식 속에는 언제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것일까? 대학에서 지적재산권법 강의가 시작된 것도 본격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도 10여 년 전에 지적재산권법을 전공한다고 하면 보통은 그것이 무엇이냐고 다시 묻거나, 아니면 지적법(地籍法)이냐고 묻기도 하였다. 이렇게 묻는 사람의 상당수는 법학을 전공한 소위 배운 사람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은 이런 오해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지적재산권, 특히 저작권이라는 단어는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저작권법 제1조에는 저작권법의 목적이 저작자의 권리보호, 저작물의 공정이용 도모, 문화산업 발전에 이바지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그 근본정신은 창작행위에 대한 존경, 창작자를 배려하는 태도, 창작물에 대한 사회적 존중 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저작권 제도와 법을 만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저작권이라는 용어와 제도에 대해서 사회적 인식이 널리 알려진 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산업의 발전과 무역규모의 확대에 따른 분쟁을 겪은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서양법제의 강제 이식에 따른 왜곡된 형태의 권리의식처럼 우리도 저작권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기우(杞憂)가 생긴다. 한편에서는 저작권을 사후 70년까지 보호한다는 것을 알고 대단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사소한 것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터넷이나 공공에 알려진 저작물의 경우 함부로 이용하여도 되지 않느냐, 많이 이용해주는 것이 오히려 창작자에게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자의적으로 선해(善解)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사람이 창작해 놓은 것을 공짜로 아니면 헐값에 이용하고 싶어 하거나, 또는 창작의 이전 단계에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살짝 가져다가 가공하여 마치 자신이 창작한 것처럼 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앞서 언급한 부동산 거래에 관련하여 나타난 우리 사회의 일탈적인 행태와 비교될 수 있다. 눈에 분명하게 보이고 자산가치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에 대해서도 일탈적인 행태가 나타나는 것처럼 권리대상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누구나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창작물에 대해서 존중은커녕 오히려 규범적 일탈 행태가 더 많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창작에 대한 존중으로 저작권 인식 제고최근 필자는 저작권 인식에 대해서 조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평소 궁금해 하던 사항이었다. 재작년에는 지자체의 축제와 관련하여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저작권 인식을, 작년에는 일반 시민의 저작권 인식 및 어느 정도 저작권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저작권 인식에 대한 조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저작권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 것이지 저작권의 내용에 대해서 기본적인 인식도 없는 사람들도 많았고, 더 나아가서 창작행위에 대한 존경, 창작자 배려, 창작물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은 조금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작권이라는 제도를 얄밉게 잘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모르거나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았고, 서울과 그 외 지역의 저작권 인식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저작권이라는 제도에 대한 이해가 창작 환경, 창작 업종에 따라 많이 달랐다.
저작권을 초중등 교육 때부터 학과목으로 배우게 하는 것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 제고의 한 방향이 되겠지만, 오히려 저작권 교육보다도 창작행위에 대한 존경, 창작자 배려, 창작물에 대한 사회적으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저작권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규범이 제대로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서는 규범의식이 중요하듯이 저작권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창작자를 존중하는 창작 분위기로 바꾸어 나가는 길이 먼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본다. 이것이 어쩌면 저작권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글 _ 계승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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