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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기부로 극복하는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
저작권 기부로 극복하는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지난 30년 동안 대학 교육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그대로다. 아직도 들고 다니기 무거워 불편하고, 새로운 내용이 부족해 서책형 교과서를 멀리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과서 구입에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학의 교과서는 저자가 대학을 떠나면 대학사회에서 사라진다. 저자가 정성을 다해 만든 교과서가 없어지고, 다시 누군가가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 생산구조를 ‘생산-폐기’라는 선형적 구조가 아니라 선순환적인 재생산 구조로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만드는 원론형 교과서는 닫혀 있는, 사라지는 일회용 교과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저자들이 마음대로 수정하고 보완하여 보다 쉽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열려있고(open) 살아있는(live) 지속 가능한(sustainable) 교과서가 되어야만 한다. 이는 교수와 학생, 전문가와 일반시민 등 모두의 협력과 공유가 있다면 가능하다. 기초적이며 원론적인 교과서를 대상으로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과서의 저자인 교수들이 원론형 교과서의 저작권을 기부해 공유하는 ‘빅북(Big Book) 운동’을 통해서 말이다.

저작권 기부로 만든 공유교과서2012년 ‘공유와 협력의 교과서 만들기 운동본부(www.bigbook.or.kr)’를 설립하고, 공유교과서인 빅북(Big Book)으로 경영학원론과 통계학을 비롯한 10여 권의 대학교과서 등을 제작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2014년 1월 기준 경영학원론(Introduction to Management)을 비롯해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수학, 통계학 등 50여 권의 교과서를 전자파일로 제공했다.
이처럼 지식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은 공유경제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적인 추세다. 최근에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수업)의 발전으로 대학교육이 무료화 되고 있으며, P2P대학이나 학점대학 등으로 확산되어 대학 교육의 가격을 낮추려는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저작자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대학 교과서를 무료화하는 등 원론 수준의 대학 교과서 시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고등교육인 대학의 지식 중 원론형 지식은 자신의 연구 결과로 이론을 펼친 논문이나 업적과는 달리 앞선 학자들의 이론과 성과를 설명하고 집적한 문화적 유산(cultural heritage)의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지식은 인류의 발전을 위해 공유될 필요가 있는 것은 물론, 교육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소외된 계층에게 나누어져야 한다.

저작권자와 이용자 모두를 위한 운동학생들은 빅북 운동을 통해 자신의 책을 갖게 된다. 수정이 가능한 전자 교과서를 이용함으로써 자신만의 메모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교과서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자료를 무한대로 첨부할 수 있으며 영원히 저장할 수 있다.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습효과도 크다. 또한, 군입대 및 휴학 등 학습기간이 단절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새롭게 추가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영속성이 보장된다. 자신만의 교과서를 다른 학생들이 만든 교과서와 비교하며 더욱 다양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빅북운동본부에서는 기업과 개인들의 기부금으로 저작권을 기부한 교수들에게 서책형 교과서 인세(평균 판매가격의 10%)에 달하는 저작료를 지원한다.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저자들의 입장에서는 서책형 교과서를 저술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자신의 저작물이 살아있는 교과서로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빅북운동본부는 무료 교과서 100권 제작을 목표로, 빅북 운동을 통해 지식의 재창조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 철학, 수학, 통계학, 교육학, 법학 등 다양한 교과목의 원론이 핸드폰 속 서재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든든하지 않은가. 다만, 수없이 많은 교과목을 모두 무료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학문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식도 경쟁하는 시장이 있어야만 더 나은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저작권 기부로 극복하는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

글 _ 조영복 부산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사)사회적기업연구원장, 빅북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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