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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에 재미를 더하다퍼네이션
퍼네이션
펀(fun·재미)과 도네이션(donation·기부)을 합성한 신조어인 퍼네이션(funation)은 나눔을 생활화하자는 것이 취지다. 얼마를 기부하느냐보다 어떻게 기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통틀어 부르는 용어가 됐다. 쇼핑 구매 금액의 일부 또는 카드 수수료나 적립 포인트를 기부하거나 영화 속 소품의 자선 경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퍼네이션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생활 속에 확산되는 기부의 즐거움케이블 TV 방송을 중앙 무대로 끌어올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으로 익숙해진 배우 손호준과 유연석이 최근 커피 프렌즈 이벤트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트레일러에 커피 제작도구를 싣고 다니면서 이들을 좋아하는 팬과 손님이 커피 한 잔을 사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것이다. 팬으로서는 유명인을 만나면서 커피도 마시고 기부도 하는 일석 삼조의 즐거움을 누리고, 팬과 유명인이 커피라는 상품과 기부를 결합해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이 되기도 했다. 지난 3월 시작해 벌써 세 차례나 진행했다고 한다. 일종의 퍼네이션이다.
게임 콘텐츠에 퍼네이션을 도입해 착한 게임으로 인정받은 게임도 있다. 기업 명칭이자 모바일 게임 이름인 ‘트리플래닛'은 게이머가 게임 속에서 나무를 키우는 게임이다. 다 성장한 나무는 실제로 세계 각지에 심어진다. 나무를 심는데 필요한 비용은 비료, 물뿌리개 등과 같은 게임 아이템에 기업들이 광고하면서 얻은 수익을 통해 이뤄진다. 트리플래닛을 통해 심은 나무는 한국, 아프리카, 몽골, 태국 등 국내외 여러 곳에 실제 자라고 있다. 게임을 즐기면서 나무를 심는 기부도 하고 환경도 살리는 셈이다. 트리플래닛은 최근 게임 외에도 크라우드 펀딩 등 소셜 벤처로 영역을 넓혀 나무 심기 사업을 적극 전개 중이다. ‘에코메이트’란 게임은 지역별로 표시된 폐기물을 여러 방법으로 줄이는 미션 수행 게임이다. 실제로 집계된 지역별 환경 오염치를 토대로 설계됐다. 참여자는 미션을 마치면 마일리지를 환경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환경캠페인 영상과 문구를 띄워 환경 문제 인식 개선도 유도한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해 수익금 일부를 연예인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인터넷 온라인 방송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유명인이 인배워봅시다터넷 방송에 출연하면 팬들이 아이템을 사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형식이다.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후원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기부금도 적립해주는 기부 소셜 커머스 ‘네모네’, 생일날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는 대신 후원 모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카인드’, 기업의 광고나 나눔 활동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표시하고 이를 10번 해제할 때마다 기부금을 적립해주는 ‘두네이션’ 등이 그런 경우다. 100미터를 걸으면 1원씩 기부가 되는 ‘빅워크’ 등도 퍼네이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앱이다.

저작권 공유 퍼네이션, 콘텐츠산업에 긍정적 영향저작권 공유도 하나의 퍼네이션으로 볼 수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유마당’ 등으로 저작물을 나눠쓰거나 오픈소스처럼 일부 소스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공유하는 것도 나눔의 일종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공유마당에서는 문서작성 소스, 아이콘 소스, 폰트, 디자인 소스, 배경음악, 산업디자인, 배경화면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공유할 수 있다. 개인의 권리를 나누면서 기증자에게는 인류에 공헌한다는 즐거움을, 공유자에게는 저작물로 새로운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공유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저작물은 자유로운 재배포의 허가, 파생소프트웨어 배포의 허가, 개인이나 집단의 차별금지, 적용분야 제한의 금지 등 외에도 상업적으로 사용할 경우 일정 수익을 내야하는 등 조건이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퍼네이션은 재미와 나눔을 동시에 실현한다는 점에서 콘텐츠산업에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 나눔이라는 참여에 기반을 둔 행동을 하면서 소비자는 단순히 콘텐츠를 즐기는 수용적 입장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참여로 콘텐츠를 보다 적극적으로 즐기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더욱이 저작권 공유 등을 통해 퍼네이션의 확산은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일례로 퍼네이션을 지구촌 곳곳에 전파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꼽을 수 있다. 얼음물이 가득 찬 양동이를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미국의 한 투자회사 매니저 출신인 작고한 코리 그리핀이 2012년 자신의 친구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이후 그를 돕기 위해 기획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만 한정된 운동이었다. 하지만 2014년에 미국 골프선수 크리스 케네디가 골프채널에서 얼음물로 샤워를 한 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조카에게 권유하면서 세계인이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조카가 자신이 도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영상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널리 퍼진 것이다. 2014년 7월 초부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유명인이 참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 해 국내에서도 유명 인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가 이벤트 확산의 중심에 선 셈이다.

나눔이라는 공감의식 확산미디어 학자 마셜 멕루언의 말을 빌리면 세상을 끌어안은 짜릿한 포옹이 수십억 인류의 중추신경계를 몰아내고 세상을 잠시나마 한 가족으로 바꾼 것이다. 수천 명 혹은 수십만 명, 수억 명이 사용하는 SNS가 인류가 서로를 지지한다는 공감의식을 확산시킨 것이다. 퍼네이션의 확산은 공감의 확산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제레미 리프킨은 공감의식이 문명과 궤를 같이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발전단계에 따라 공감의식의 발전과 자아의 진보는 들쭉날쭉하지만 그 궤적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간의 여정을 이끄는 사회구조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드는 현상을 수반한다고 얘기했다. 기부라는 사회적 공감에 기반을 둔 행위도 유사하다. 나눔이라는 공감의식은 때로는 멈춘 듯 더디게 보이지만 퍼네이션 같은 기부 문화는 인간 습성에 내재된 공감의식을 더 넓히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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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이경민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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