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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법재판소는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의 면책 범위를 결정해야일반적 감시 금지 vs 적극적 방지의무
일반적 감시 금지 vs 적극적 방지의무
현재 유럽연합은 이용자가 저작물을 업로드 할 때 제공자에게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하는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유럽사법재판소가 일반적 감시 금지와 적극적 방지의무 사이에서 어떠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 전자상거래지침 면책 규정에 대한 논란유럽연합(EU) 전자상거래지침(2000/31/EC)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이용자의 권리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면책 규정은 저작권법에도 적용된다. 특히 타인의 정보를 저장하는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인 활동이나 정보를 실제로 알지 못하거나 알고 난 뒤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하거나 이에 대한 접근을 차단시키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지침 제14조). 해당 정보는 일반적으로 권리자가 이의를 제기한 특정한 정보를 말한다. 이의가 제기된 정보를 삭제하고 차단하는 조치를 대응 조치라고 한다. 이에 반해서 제공자가 해당 정보와 동일한 종류의 정보나 의미가 유사한 정보 나아가서 장래의 이러한 정보도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적극적 방지 조치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적극적 방지 조치는 지침의 일반적 감시 금지에 위반될 수 있다. 지침 제15조는 제공자가 송신하거나 저장하는 정보를 모니터링하거나 불법적인 활동을 조사할 적극적인 의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지금까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에 관하여 여러 번 판결을 내렸지만➊, 지침 제14조의 적극적 방지 조치와 지침 제15조의 일반적 감시 의무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이제 이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최고법원이 이 문제를 선결 판결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최고법원은 국내 정치인에 대한 증오 글이 해당 정치인의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 (facebook)에 게시된 사안을 다루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 글에 대한 통지를 받고도 삭제를 거부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법원은 동일한 글은 삭제할 수 있지만 의미가 같은 내용은 삭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원심법원의 견해와 달리 최고법원은 의미가 같은 내용이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내용도 삭제해야 하고 장래에 이러한 종류의 내용이 게시되는 경우에도 당연히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지침 제15조의 일반적 감시 의무에 위반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사법재판소에 선결 판결을 요청하였다.➋

제공자의 적극적 방지의무 기준에 대한 논의이를 계기로 지침 제15조에서 제공자의 적극적 방지의무가 도출될 수 있는지 이것이 가능하다면 그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학계 및 실무에서 논의되고 있다. 지침 제15조는 영업모델이나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의 종류(유튜브나 이베이 등)나 콘텐츠의 종류(텍스트, 영화, 음악 등) 그리고 침해의 종류(인격권 및 저작권)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오스트리아 최고법원의 선결 판결 요청 사안은 페이스북의 인격권 침해와 관련된 것이지만, 선고될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은 오히려 저작권 침해에 전용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호스팅 서비스를 통하여 저작권 침해가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저작권 침해와 관련하여 오스트리아 최고법원의 입장과 같은 유사한 판결을 이미 여러 번 내렸다. 예를 들어 특정한 이용자가 특정한 노래를 불법으로 업로드 한 사실을 통보받게 되면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노래 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가 올린 동일한 노래와 다른 형태의 노래 파일도 모니터링해서 삭제해야 하고 장래에 원래 이용자 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가 올리는 동일한 종류의 노래도 감시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➌ 독일 연방대법원은 호스팅 서비스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대응 조치를 넘어서 적극적 방지 조치를 제공자의 의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연방대법원은 적극적인 방지 조치가 지침 제15조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통지받은 경우에 구체적인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침 제15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반적 감시의무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유럽사법재판소, 제공자 친화적으로 해석 가능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는 이러한 독일 연방대법원 견해와 달리 EU 기본권 헌장의 기업의 자유(제16조)와 이용자의 의사표현 및 정보의 자유(제8조 및 제11조)의 관점에서 제공자 친화적으로 해석을 할 수도 있다. 즉 지침 제15조의 일반적 감시 금지에 의해서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의 적극적 방지의무를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만일 유럽사법재판소가 동일한 의미의 정보를 감시할 적극적 방지의무를 배제하거나 동일한 이용자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독일 연방대법원의 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러한 결론은 인터넷에서 권리집행을 약화시키고 저작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있는 서비스 제공자는 수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것은 특히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가 권리자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위 가치 격차(Value Gap) 논쟁과 연결되어 정치적 논의를 촉발시키게 될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은 이용자가 저작물을 업로드 할 때 그 저작물의 불법성을 검토하기 위해서 제공자에게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하는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업로드 시 필터링 시스템의 도입은 저작권 침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에 대한 찬반논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유럽사법재판소가 일반적 감시 금지와 적극적 방지의무 사이에 어떠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특히 우리 저작권법도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지침 제14조 및 제15조와 유사한 규정을 도입하였기 때문에 유럽사법재판소의 해석은 우리 규정의 해석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이 기대된다.

➊ 대표적인 사건들 : L’Oréal/eBay, Scarlet/Sabam, Sabam/Netlog, UPC Telekabel Wien, Mc Fadden/Sony.
➋ OGH Wien, Beschluss vom 25.10.2017 - 6 Ob 116/17b.
➌ BGH Urteil vom 15.08.2013 - Ⅰ ZR 80/12 - File-Hosting-Dienst.


글 _ 박희영 법학박사, 독일 막스플랑크 국제형법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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