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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청소년 저작권 글짓기 대회 | WIPO 특별상<지켜주면 행복한 사회>
<지켜주면 행복한 사회>
원주중학교 정도한 학생의 <지켜주면 행복한 사회>를 끝으로 ‘제13회 청소년 저작권 글짓기 대회’ 수상작 연재를 마무리 합니다.
“당신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범죄야, 범죄!”
퇴근하고 돌아오신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무슨 이유인지 언성이 높아지시고 말다툼을 하기 시작하셨다.
내용인즉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이번에 ‘한 도시 한 책 읽기’ 행사를 하다 보니 갑자기 행사에 선정된 도서의 수요가 늘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구하기 어려웠나 보다. 다행히도 우리 집은 그 책을 구입했으나 나도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해 그 책을 빌려 줄 여력은 없었다. 어머니 친구 분이 그 책을 복사해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어머니께서는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 하고 책을 복사하였다. 그리고 그 장면을 아버지께서 보시고 화를 내신 거다.
“이게 왜 별거 아냐? 당신 그런 생각이면 나 정말 실망했어!” 결국 어머니께서도 속상하셨는지 아버지께 무어라고 쏘아붙이시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두 분은 말다툼을 하셨다.
나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화를 내시는 아버지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와 말다툼이 있었던 다음 날, 주말이라 집에 계신 것이 거북하셨는지 아침부터 아버지께서는 나를 이끌고 도서관으로 향하셨다. 점심 식사 후 잠시 산책을 하며 아버지께 어제 어머니와 다투셨던 일을 꺼내 보았다.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옛날에는 책이 워낙 귀해 양반이나 부잣집이 아니면 책을 구해 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선비들은 간혹 다른 집에 가서 슬쩍 책을 집어 오는 일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을 ‘책 도둑’이라고 했다. 그때는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높이 사 책 주인들은 그런 일이 있어도 너그럽게 용서를 해 주곤 했다. 또 당시에는 좋은 책이 있으면 서로 베껴서 복사본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책을 구하기도 쉽고, 많이 비싸지도 않아 구입하기도 쉬운데 책 도둑이 아직까지 있다. 그건 바로 책을 복사하여 몰래 사용하는 거다. 요즘같이 지식이 재산인 시대에서 그런 행동은 다른 사람의 소중한 재산을 몰래 훔치는 거랑 똑같다.”
아버지께서는 어제 일이 다시 떠오르신 듯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시며 말씀하셨다.
저작권은 개인의 자산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권리인데 아직도 그것을 깊이 실감하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이러한 사람들에게 ‘저작권’이 얼마나 소중한 권리인지, 창작자들이 창작을 해낼 때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또 그렇게 창작해낸 창작물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불법적으로 이용될 때의 마음이 어떨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누군가 내가 힘들게 만들어 놓은 지적재산권을 허락 없이 사용한다면 화가 나지 않겠니?”
그러고 보니 우리들이 많이 사용하는 카페나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이나 공유된 동영상 중 원작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사진들이나 무단으로 게시된 동영상들이 많이 있다.
나 또한 인터넷에서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별생각 없이 자료를 다운로드하곤 했는데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내 자신이 무척 부끄러워졌으며,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강국이니 이에 걸맞은 인터넷 윤리와 법적 인식이 뒷받침되어서 우리 청소년들도 우리 사회의 인터넷 문화에 대한 책임을 배우고, 그 문화를 누리고, 또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미래 사회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저작권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저작물도 존중하고 함부로 복사하거나 도용하는 일이 없도록 인터넷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추어야만 미래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책도 읽고 나니 아버지께서 화내신 이유를 충분히 알게 되었다. 그래도 어머니께 그리 쏘아붙이신 것은 너무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마 아버지께서도 속으로는 후회를 하고 계신 듯하였다.
집에 돌아와 보니 복사하다만 책이 그대로 놓여 있었고, 어머니는 저녁밥 때가 다 되도록 방에서 나오시지 않으셨다.
그때 아버지께서 갑자기 팔을 걷어붙이시고 주방으로 가시더니 방안에 계신 어머니께 들리라는 듯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오늘 저녁은 오래간만에 아빠가 한번 솜씨를 발휘해보자!”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음식 재료를 꺼내 늘어놓으시며 전자레인지 위에 있던 어머니 노트를 뒤적거리시더니 무엇을 만드시려는지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그렇게 한참을 저녁 준비하느라 주방이 난리가 날 때쯤 어머니께서 슬그머니 나오셔서 주방으로 가셨다. 그리고는 주방 여기저기 양념들이 튄 자국을 행주로 훔치시며 말씀하셨다.
“저리 비켜요! 아주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으셨네. 그리고 왜 내 레시피 적어놓은 것을 허락도 없이 사용해요? 이건 지적재산권 침해 아닌가?”
“맞아요!”
우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머니 편을 들어드렸다. 그제야 어머니의 얼굴이 펴지시고 아버지께서도 주방에 오신 어머니께 다가가 갖은 아부를 하셨다.
그렇게 서로가 화해하시고 우리 집 분위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조그만 사건은 내게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 모두가 저작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고 소중히 여긴다면, 창작자는 마음껏 솜씨를 부리고 이용자는 수준 높은 그 결과물을 마음껏 즐기면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한참이 지난 며칠 뒤 어머니와 아버지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때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아휴, 난 당신이 불법으로 책 복사하다 잡혀갈까 봐 그랬지. 당신 잡혀가면 나 혼자 어쩌라고?”



글 _ 정도한 원주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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