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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저작권자 동의 없는 무용극 공연의 저작권 침해 여부
공동저작권자 동의 없는 무용극 공연의 저작권 침해 여부
공동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공연한 무용극에 대해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2018. 1. 26.자 2017라21187 결정)
사실관계이 사건 무용극의 공연금지를 구하는 이 사건 무용극의 공동저작자라고 주장하는 2인(편의상 A, B라고 한다)의 주장에 따르면, 위 2인과 나머지 4인(편의상 C, D, E, F라고 한다)은 함께 2014년 7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무용극 ‘설탕이 녹는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연구’를 공동으로 창작하여 2015년 1월 15일 서울대학교 두레문예관 공연장에서 처음 공연을 하였다. 그런데 위 초연 이후, C는 D와 B에게 2월부터는 A를 배제하자고 권유하였는데, B는 이를 거부하였고, 이를 알게 된 A와 B는 3월경에 C와 D에게 “이 사건 무용극은 6인의 공동창작물이므로, A와 B의 허락 없이는 재공연해서는 안 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C와 D는, A와 B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2016년 3월부터 이 사건 무용극을 일부 수정하여 독자적으로 재공연을 하게 되었고, A와 B는 자신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즉, 6인 전원의 합의 없이 이 사건 공연에 관한 저작권이 행사되었다고 하여,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2017년 9월 11일 이 사건 무용극의 공연을 중단해 달라는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다.

법원의 판단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와 B의 가처분신청 후 한 달만에 이를 기각하였고, 기각의 이유는 매우 간단하였다. 즉, A와 B가 주장하는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은 공동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의 행사방법을 정하고 있을 뿐이지, 공동저작자가 다른 공동저작자와 합의 없이 공동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공동저작자의 공동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까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고, A와 B가 위 기각결정에 대해 항고하자,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무용극이 과연 A와 B의 창작적 기여에 의한 공동저작물인지 여부도 본안소송을 통해 확정될 필요가 있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동저작자들 간의 공동저작물 이용에 관한 합의 절차 의무위반에 대해서는 별도로 손해배상청구를 본안소송으로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되, C와 D에게 가처분을 발령할만한 보전의 필요성이 A와 B에게 없다고 판단하였다.
해설① 소송 제기 방법의 문제
우선, A와 B가 본안소송이 아닌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의 형식을 택한 것은 2016년 3월에 이 사건 무용극이 수정되어 재공연된 날로부터 1년이 넘은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정말 A와 B의 저작권이 침해되어 이를 막지 않으면 A와 B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가처분은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강포를 방지할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대체로 시간적인 절박성, 밀접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점이 서울고등법원이 지적한 가처분의 발령요건 중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것이다.
둘째, C와 D는 A와 B가 이 사건 무용극에 창작적 기여를 한 바 없다고 다투는데, 실제 이 사건 공연정보를 보면, A는 3인의 기획자 중의 1인, B는 2인의 연출가 중 1인으로 나오고, C는 공연정보상에 이름이 나오지 않으며, D는 신체훈련을 담당한 것으로 나온다. ‘공동창작’이라는 크레딧은 ‘움직임’이라는 항목인데, 이것이 어떤 신체의 움직임을 지칭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누구의 공동창작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나머지 E와 F는 또한 어떤 창작적 기여를 했고, 공연정보에 나오는 사람들의 역할이나 기여가 무엇인지, 그리고 E와 F는 이 사건 무용극의 재공연에 대해 합의를 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으며, E와 F는 신청인 또는 피신청인에서 왜 빠졌는지도 명확하지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무용극이 정말 공동저작물인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고, 서울고등법원 또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미 이 사건 무용극과 관련된 사건 이전에도 무용극의 공동저작자 확정과 관련된 판결(서울고등법원 2016나 2020914호)이 2016년 12월 1일 선고되었으니, 과연 이 사건은 위 판결의 내용을 숙지하고서 제기된 것인지조차 의문스럽다.
물론, 서울고등법원이 “본안소송은 별론으로 한다”고 했더라도 이는 법원의 판결문에 자주 등장하는 “언필칭 요순”과 같은 ‘립서비스형’ 방론이라, 본안소송에서 A와 B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저작권 침해로 인한 구제방법으로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청구는 항상 가처분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본안소송으로 할 것인지, 또는 형사고소도 병행할 것인지,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② 피보전권리의 문제
서울고등법원이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발령요건인 보전의 필요성을 주로 강조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 2012도16066 판결의 취지를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A와 B의 피보전권리를 부정해 버리고 더 나아가 살펴보지도 않았다. 위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이 2년 동안이나 신중히 처리해서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의 해석에 대해 공동저작물의 공동저작자 간에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저작권 행사방법의 위배라고 결론을 내린 사건이다. 따라서 위 대법원 판결의 내용은 이 사건 무용극 사건에 바로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사전에 위 대법원 판결을 면밀히 검토해서 소송의 형태를 결정했어야 했고, 그랬더라면 결국은 가처분이 아닌 본안소송으로 갔어야 했다. 그리고 이 사건 무용극 판결보다도 오히려 위 대법원 판결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물론, 서울고등법원은 위 대법원 판결이 적용되기 위한 전제로서의 공동저작물성이나 공동저작자 관계마저도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므로, 만약 공동저작자가 아니라면 아예 위 대법원 판결과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의 위반문제마저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③ 공동저작물의 공동저작자 간 저작권 행사방법의 문제
위 대법원 판결은 이른바 ‘친정엄마’라는 연극 극본과 관련하여, 자신의 유명 수필집을 토대로 초벌극본을 쓴 고혜정 작가와 이를 각색하여 최종대본을 완성한 신예 문희 작가 사이에 벌어진 저작권법 위반 형사사건에 관한 것이다. 고 작가가 위 최종대본을 바탕으로 공연제작사인 ㈜쇼21과 뮤지컬 ‘친정엄마’를 공연하자, 문 작가가 고 작가에 대해 형사고소를 한 것이다. 검사는 고 작가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약식기소하여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었으나, 고 작가는 이에 대해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2년 고 작가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으나, 검사가 항소 및 상고하여 대법원까지 가게 되었으며 결국, 위와 같은 이유로 최종 무죄로 확정되었다.
물론, 문 작가가 고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둘 사이에 공동저작자 관계가 인정되었기 때문에 고 작가가 패소하였고, 결국 항소심에서 조정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2011가합10007 판결)은 고 작가에게 저작권의 침해금지와 2,000만 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명하였는바, 이를 보더라도 이 사건 무용극의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 가처분신청이 얼마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④ 공동저작물과 저작권의 공유 문제
한편, 개념상 구별해야 할 것들로는 ‘공유저작물과 결합저작물’, ‘공유저작물과 2차적저작물’, ‘공유저작물과 저작권의 공유’가 있다. 공동저작물은 저작권법(제2조 제21호)이 두 가지 요건을 들고 있다. 즉,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하여야 하고, 각자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어야 한다. 대법원에서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사건에서 그 창작에 관여한 복수의 저작자들 각자 이바지한 부분이 분리되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결합저작물’로 보았다(대법원 2005. 10. 4.자 2004639 결정). 위 ‘친정엄마’ 연극 대본 사건에서도, 최종대본이 초벌극본의 2차적저작물인지, 공동저작물인지 다툼이 있었으나, 초벌 대본을 기초로 고 작가와 문 작가, 연출자와 연기자 등이 공동으로 관여하여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완성한 하나의 저작물, 즉, 공동저작물로 보았는데, 이 사건 무용극에서도 결국은 A와 B, 그리고 나머지 4인이 하나의 무용극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공동의 의사와 창작 관여행위가 있었는지가 문제이고, 이 부분이 가처분에서 소명자료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서울고등법원은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위와 같이 공동저작자가 아니라, 저작권을 후발적으로 양도나 계약 등에 의해 (준)공유하게 되는 경우에도 저작권행사에 관한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의 특칙을 적용하여야 할까?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위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08. 7. 22. 선고 2007나67809 판결).

공동저작권자 동의 없는 무용극 공연의 저작권 침해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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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정경석 법무법인 중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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